http://www.dt.co.kr/contents.htm?article_no=2008012102010151600001 장애인 `인터넷 접근성` 좋아진다 |
4월 '장차법' 시행…공공부문 한정 '반쪽' 우려 SW등 IT 전영역 확대 필요 전자정부ㆍ인터넷뱅킹 불편요소 많아 접근성 개선 지속효과 정부의지 중요 |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장차법)이 오는 4월 발효되는 것을 기점으로 인터넷 사이트의 장애인 접근성이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들은 장차법 시행이 웹 사이트에 대한 접근성은 물론, IT 전 영역에서 장애인 접근성 향상을 강하게 추진하기 위한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20일 장애인단체와 전문가들에 따르면, 국내 IT 분야의 장애인 접근성은 외국에 비해 매우 열악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장애인에 필요한 전자정부서비스마저 외려 불편=한국장애인인권포럼 현근식 팀장은 "정부의 대표적인 온라인 서비스인 전자정부 민원 서비스의 경우 장애인 접근성이 떨어져 비장애인은 안방에서 온라인으로 민원서류를 발급 받을 수 있는데 비해 정작 이동이 어려운 장애인은 불편한 몸을 이끌고 직접 동사무소까지 찾아가 민원서류를 떼야 하는 게 우리나라 장애인 접근성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은행의 인터넷 뱅킹 역시 시각장애인 등의 이용이 매우 어려워 직접 은행창구에서 훨씬 많은 수수료를 지불하고 은행업무를 해결해야 하는 실정이다.
또 최근 확산되고 있는 이러닝 역시 교육 콘텐츠의 상당수가 표준을 지키지 않고, 지나치게 플래시를 많이 사용하거나 글자의 가독성이 낮고, 대체 텍스트가 없거나 부적절해 장애인의 이용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LG전자 이러닝솔루션그룹 신승식 과장은 "국내에서 제작된 교육 콘텐츠의 경우 표준을 고려하지 않아 장애인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며 "콘텐츠 제작자가 원칙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온라인 교육 사이트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 가이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법 제정만으로 한계, 정부의 법적용 의지 중요=전문가들은 장차법 시행이 열악한 국내 웹 사이트 접근성을 개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큰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적용범위 확대와 강력하고 지속적인 법 적용 의지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강완식 팀장은 "장차법 중 전자정보 접근권의 주된 적용대상이 공공기관인데, 실제로 인터넷을 통해 얻는 정보의 상당부분이 민간 사이트를 통한 것이라는 점에서 공공부문에 한정하면 반쪽짜리로 전락할 수 있다"며 "신속하게 인터넷 쇼핑몰을 비롯한 민간 사이트까지 적용범위를 확대해 장애인 접근성 향상을 강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장애인 접근성의 논의 범위를 소프트웨어(SW) 제품 등 IT 전 영역으로 확대하지 않으면 광범위한 개선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오피스 프로그램이나 그룹웨어 등의 SW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면 정상적인 회사업무를 수행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SW는 웹 사이트 못지 않게 장애인 접근성이 중요한 분야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하지만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의 지난해 SW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많은 SW가 스크린 리더를 제대로 지원하지 않고, 키보드만으로 작업이 어려운 점 등의 문제점을 보이면서 전체적으로 장애인 접근성 준수도와 장애인 사용 편의성이 떨어져 장애인의 정상적인 제품 활용이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핸디소프트 등 일부 기업이 자사 제품의 장애인 접근성 개선 노력을 시작했지만, 아직까지 다른 대부분의 기업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SW 품질 관리기업인 마름모소프트 김진권 실장은 "제품 개발 기획단계부터 장애인 접근성을 고려한다면 별다른 추가 비용이나 시간이 들지 않는데도 SW 제품 대부분이 낮은 접근성을 보이는 것은 대부분의 SW기업이 개발단계에서 장애인 문제를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정부가 장애인 접근성 준수를 공공부문 납품의 기본조건으로 삼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장애인인권포럼 현근식 팀장은 "그동안 IT 분야의 장애인 접근성은 주로 웹 사이트를 중심으로 논의돼 왔지만, SW를 비롯해 거의 모든 분야가 접근성에 문제를 안고 있다"며 "장차법 시행을 계기로 IT 전 영역에 대해 장애인 접근성 개선 논의가 본격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용어설명>장차법=지난해 초 국회를 통과해 오는 4월 발효되며, 정보통신 부문에서는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전자정보에 접근, 필요한 수단을 제공받아야 한다고 명시했다. 또 정부의 장차법 시행령(안)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대통령령으로 정한 공공기관은 1년 내에 웹 접근성을 준수하고 그 이외 기관과 법인 등은 5년 내에 단계적으로 준수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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